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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휴먼스오브금천-류희춘 살구여성회 활동가 인터뷰

글쓴이 : 마을관리자 작성일 :20-12-09 12:22 조회 : 264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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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다

류희춘 사회복지사, 놀이터 사업 맡은 계기로 새로운 진로 개척

 

살구여성회에서는 지역 여성을 위한 사업 외에도 지역의 어르신과 아이들, 저소득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중 손길이 많이 필요하면서 활동가들의 심금을 울리는 사업은 주로 아동 복지사업이었다. 류희춘 사회복지사는 살구여성회의 놀이터 사업을 맡게 되면서 소외되고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고, 사회복지사 실습도 살구여성회에서 마칠 수 있었다.

 

공평하고 따뜻한 돌봄

 

살구여성회에서 놀이터 사업을 맡아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놀이터 사업은 어떤 사업이었나요?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과 일주일에 두 번씩 놀이 활동을 하는 사업이었습니다. 놀이도 마냥 계획 없이 노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을 짜서 다양한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즐겁지만 여러 모로 고민할 게 많은 일이라 짐작이 갑니다.

, 맞아요. 아이들의 순수하고 귀여운 면에 저까지 덩달아 행복해지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끼리 싸우거나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하면 진땀이 났죠. 언젠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피해자 아이가 있었는데, 놀이터에 오면 가장 고학년이었거든요. 그러니 이곳에 와서 자기보다 어린아이들을 괴롭히곤 했어요. 학교에서 피해자가 놀이터에서 가해자가 되는 거죠.

그런 문제는 아이들 곁에서 잘 지켜봐야 발견할 수 있거든요. 또 아무리 어른이라도 타인을 괴롭히는 아이를 좋아하긴 어렵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을 차별하거나 애정을 다르게 주면 훗날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서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떻게 보듬어야 할까 고민이 많았던 사업이었습니다.

 

놀이터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어떤 아이가 제 가방에서 지갑을 빼간 적이 있어요. 정말 상상도 못 한 일이었죠. 도둑질은 나쁜 짓이지만 그렇다고 그 아이를 돌봄에서 배제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함께 간식을 먹자고 타일러봤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사람들은 다 자기를 싫어한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아마 주변 어른들의 관심이 고팠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다 집에 왔는데 밤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 아이였어요. 잠깐 뵙자고 하길래 나가봤더니 아이가 제가 선생님 지갑에서 3만 원 훔쳤어요.”라고 털어놓더라고요. 왜 훔쳤냐고 물었더니 배고파서 훔쳤다는 거예요. 아이가 할머니와 살고 있는데 호적상 경제활동을 하는 아버지가 있어서 기초생활 수급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어렵게 생계를 책임지고, 그런 현실이 싫었던 아이는 말썽을 부렸던 거죠. 제 지갑에서 훔친 3만 원은 할머니께 드렸대요. 자기가 아르바이트했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요. 돈을 훔치고 거짓말을 한 건 분명 나쁜 짓이지만 아이의 외로움과 힘겨운 감정을 고스란히 느꼈던 경험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 길 열어준 고마운 봉사경험

 

그 아이도 선생님에게도 참 가슴 아픈 경험이었네요. 그런 경험이 사회복지사에 도전한 계기가 됐나요?

그렇죠. 당시 제가 한 건 돈을 훔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배고플 때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놀아 주는 것뿐이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스스로 훔치는 버릇을 고치더라고요. 그저 외로운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고 가진 것을 나눴을 뿐인데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고 바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그때 사회복지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외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도전했고 자격증을 땄습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습도 살구여성회에서 했죠.

 

그렇다면 살구여성회 활동이 선생님의 삶에 변화를 준 계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살구여성회 활동 전에는 제 자식만 보였어요. 내 자녀만 소중하고, 자녀를 키우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죠. 사실 놀이터 사업에 참여한 계기도 제 딸들에게 친구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오히려 제 진로를 찾게 됐어요. 그렇게 사회복지사가 되고 어려운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고 제 딸들도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살구여성회 활동이 선생님 인생에 가장 반짝였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놀이터 사업에 참여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제 딸들과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으니 인생에 반짝였던 순간이 맞지요. 그래서 살구여성회와 관련된 모든 순간에 감사함을 느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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